AI STORY DIGEST

숙명

이 요약은 AI가 게임 내 스토리 스크립트 전문을 읽고 쓴 2차 창작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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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국(炎国) 서북쪽, 이동도시도 닿지 않는 두메산골 이야기예요. 재앙이 땅을 갉아먹고, 사람들은 산과 하늘에 목숨을 맡긴 채 하루하루를 버티거든요.

그런 산길에서 한 여검객이 도망치는 소년 하나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여요. 소년은 자기가 '산해중'이라는 도적 패거리의 두목이라며 큰소리치지만, 알고 보니 겨우 열몇 살짜리 애예요.

그런데 소년의 찢어진 주머니에서 '모선 마을'이라 적힌 낡은 호신부와 집 열쇠가 떨어져요. 여검객은 결심하죠. 이 아이, 집에 데려다줘야겠다고요. 그게 어떤 마을인지도 모른 채로요.

이름 날리겠다며 가출한 두목님, 밥 한 끼에 유괴범 신고를 하다

여검객의 이름은 치우바이예요. '복수와 눈(雪)'이란 뜻을 가진, 강호를 떠도는 검객이죠. 무공은 대단한데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물건값을 꼬박꼬박 치르는 사람이에요.

소년의 이름은 방돌쇠. 마을에서 유일하게 성씨가 다른 집 아들이고, '이름을 날리는 협객'이 되겠다며 3년 전 집을 나온 애예요.

두 사람의 귀향길은 엉망진창이에요. 방돌쇠는 객잔 점원한테 몰래 '유괴됐다'고 써서 위병을 부르질 않나, 화장실 간다며 도망치질 않나. 근데 도망치면 쫓고 화내면 숨는 사이, 2주를 함께 지내다 보니 묘하게 호흡이 척척 맞아버려요.

황야에서 더스크비스트가 덮쳤을 땐, 치우바이가 등 뒤의 아이를 지키느라 발톱에 긁혀요. 방돌쇠는 아버지한테 배운 상처약을 내밀고, 못 믿을까 봐 제 팔을 그어 직접 발라 보이죠.

산으로 드는 길목에서 두 사람은 회색 도로 하나를 봐요. 치도예요. 이동도시가 닿지 않는 땅에 염국이 깔아둔 길이죠. 재앙에 무너지면 또 만들고 또 만드는, 그 일을 누군가 계속 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치우바이는 말해요.

방돌쇠는 자꾸 물어요. 왜 굳이 날 구했냐고, 집엔 왜 자꾸 보내려 하냐고. 치우바이는 짧게 답하죠. 돌아갈 집이 있는 아이는 홀로 황야를 떠도는 것보다 집이 나은 거라고. 정작 자기는 '이제 집이 없다'면서요.

3년 만의 귀향, 그런데 마을 입구엔 웬 새 무덤이

소년의 고향은 모선 마을. 천 년 전 조상이 괭이 한 자루로 산을 파헤쳐 일궜다는, 가난한 산골이에요.

그런데 방돌쇠를 본 마을 사람들 반응이 이상해요. '너, 살아 있었냐?' 반가움이 아니라 기겁이거든요. 다들 촌장한테 알리겠다며 도망치듯 흩어져요.

마을 입구엔 조상을 모신 사당 이산묘가 옮겨져 있고, 그 옆엔 갓 만든 무덤이 하나 있어요. 방돌쇠는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 무덤에 꾸벅 절을 하죠.

집엔 아버지가 없어요. 대신 병들고 등이 굽은 사냥꾼, 방돌쇠의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타나요. 3년 만에 만난 부자는 서로 눈도 제대로 못 맞춰요.

마을의 늙은 족장 주순치우바이를 반갑게 맞아요. 아이를 데려다줘 고맙다며 마을 사정을 털어놓죠. 흉작, 가뭄, 그다음엔 폭우… 이 산골엔 아직 봄도 오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사냥꾼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족장이 방돌쇠에게 이런 말을 꺼내요.

돌쇠야, 이 마을을 위해… 한 번만 죽은 사람이 되어주면 안 되겠느냐?

노족장

산사태로 죽은 아이의 시신에, 살아 돌아온 소년의 이름을 붙이자는 마을

며칠 전, 폭우로 무너진 치도 옆에서 마을 사람들이 낯선 소년의 시신을 발견해요. 신원을 알 수 없는 아이는 손에 묵직한 상자 하나, 카메라를 꼭 쥐고 있었죠.

원래 족장은 관청에 신고하려 했어요. 근데 누군가 이런 꾀를 내요. 3년 전 죽었을 거라 여겨온 방돌쇠의 이름을 이 시신에 붙이면, 치도 공사 중 순직으로 위장해 거액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요.

마을은 절박했어요. 관개 시설도, 씨앗도, 비축 식량도 바닥이었거든요. 족장은 이산묘 조상상 앞에 엎드려 빌어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다고요.

조상상에 등을 기댄 채 눈을 뜬 객승 사가. 족장의 기도를, 그녀는 처음부터 듣고 있었다.
조상상에 등을 기댄 채 눈을 뜬 객승 사가. 족장의 기도를, 그녀는 처음부터 듣고 있었다.

그때, 조상상에 기대 잠들어 있던 한 사람이 눈을 떠요. 떠돌이 객승 사가. 극동에서 온 승려인데, '인연에는 구별이 없다'며 진흙 조각상을 '시주'라 부르는 별난 사람이에요. 족장의 고백을 그녀는 다 들었어요.

한편 방돌쇠는 창고에 갇혀요. 밥을 가져온 마을 아주머니가 달래죠. 이름 하나 빌려주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요. 근데 소년은 물러서지 않아요.

당신들이 어떻게 살든 난 관심 없어. 하지만 난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방돌쇠

활을 만든다던 아버지, 실은 아들의 묘비를 깎고 있었다

마을을 떠난 줄 알았던 치우바이는 실은 돌아가지 않았어요. 아이를 데려온 이상 끝까지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면서요.

그녀는 사냥꾼의 집을 다시 찾아가요. 사냥꾼은 '활을 만든다'며 목재를 깎고 있었지만, 치우바이는 단번에 알아봐요. 그건 활이 아니라 제 아들의 묘비였거든요.

아버지는 아들이 3년 전 황야에서 이미 죽었다고 믿고 있었어요. 보상금을 받으면 마을을 떠나 아들을 찾아 나설 생각이었죠. 그런데 하필,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서 돌아온 거예요.

이때 마을엔 두 손님이 더 찾아와요. 춘건 소속 재난 구조대 대원 멀베리, 그리고 이 산간을 홀로 오가는 전달자예요.

마을 사람들은 일을 망칠까 봐 전달자를 막으려고 산길에 사냥용 함정까지 깔아뒀어요. 근데 멀베리는 얼떨결에 통과시켜 버리죠. 토석류의 원인을 조사하러 온 멀베리는, 하필 산 위에서 수제 폭약의 잔류물과 낯선 바퀴 자국을 발견해요.

글자도 못 새긴 묘비가, 검 한 번에 두 동강 나던 날

관청 조사원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도착하자 마을은 서둘러요. 사냥꾼은 억지로 끌려 나와, 글자도 다 새기지 못한 아들의 묘비를 손에 쥔 채 무덤 앞에 세워지죠.

검 빛이 번쩍이자, 땅에 박히려던 묘비가 두 동강 났다.
검 빛이 번쩍이자, 땅에 박히려던 묘비가 두 동강 났다.

묘비가 땅에 박히려는 순간, 검 빛이 번쩍여요. 치우바이가 묘비를 두 동강 내버린 거예요.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이들을 믿지 않았어요. 그리고 자기 얘기를 처음으로 꺼내죠. 강제(江祭)의 수적이었던 아버지가 관군에게 죽고 동료들도 몰살당했을 때 자기만 도망쳤다고. 그녀 역시 이 나라엔 이름 없는 사람이라고요.

시체, 이름, 돈. 당신들의 살길은 다른 사람의 존엄을 짓밟아야만 얻을 수 있나요?

치우바이

그리고 뒤늦게, 아주 잔인한 소식이 도착해요. 2년 전 관청에 신청했던 보조금이 하필 이날 마을에 도착한 거예요. 그 돈이면 애초에 이런 짓을 벌일 필요도 없었어요. 그 사실을 안 순간, 족장은 천 년 전 사라졌다던 그 산이 다시 제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았죠.

그리고 산에서 소식이 내려와요. 방돌쇠가… 벼랑에서 뛰어내렸다고요.

'방돌쇠는 살아 있으면 안 된다'는 아버지, 벼랑으로 몸을 던진 아들

산 위에선, 방돌쇠를 벼랑 끝으로 몰던 마을 사람 둘을 치우바이가 먼저 제압한 뒤였어요. 뒤따라 온 사냥꾼과 아들 사이엔 마지막 대화가 남아 있었죠.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름을 내려놓고 마을에 남아 평온하게 살라고 해요. 아들은 이동도시로 떠나자고, 무공을 배워 아버지 병도 고치겠다고 매달리죠. 여기서 아버지는 도망친 어머니 이야기를 털어놔요. 이 산을 떠나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했던 어머니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고, 얇은 봉투에 담긴 돈, 제 사망 보상금을 아들 앞으로 남겼다고요.

그래도 아버지는 물러서지 않아요.

'방돌쇠'는 살아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사냥꾼

소년은 몸을 던져요. 그리고 바람이 그 등을 떠받치듯, 치우바이가 세 번째로 그를 붙잡아요.

같은 시각 이산묘에서는, 마지막 폭약을 품고 자결하려던 족장을 사가가 막아서요. 죽음으로 도망치지 말고 관청에 모든 걸 자백하라고요.

악념과 악행은 단 한 글자 차이지만, 그 결과는 천지 차이요.

사가
갈 곳 없는 소년에게, 치우바이는 '일단 나랑 같이 가자'고 했다.
갈 곳 없는 소년에게, 치우바이는 '일단 나랑 같이 가자'고 했다.

깨어난 방돌쇠에게 치우바이는 말해요. 갈 곳이 없으면 일단 같이 가자고. 이름이 없는 사람은 오히려 더 큰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다만 힘을 얻고 악의 길로 빠진다면, 그땐 자기가 직접 널 죽이겠다고요.

이름 없이 죽은 그 소년은, 대체 누구였을까

남은 건 하나. 방돌쇠의 이름을 뒤집어쓸 뻔했던, 이름 없이 죽은 그 소년은 대체 누구였을까요.

고쳐낸 카메라 속 영상이 답을 줘요. 그 아이는 다큐멘터리를 찍던 감독이었어요. 광석병에 걸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감염자였고, 마지막으로 '진짜 땅과 사람'을 기록하고 싶어 이 먼 산간까지 온 거였죠.

그는 이 산길의 전달자를 따라다니며 카메라를 들었어요. 전달자의 이름은 윈드차임스. 그녀 역시 감염자예요. 부러진 뿔을 달고, 비 오는 밤에도 남의 편지와 소포를 짊어지고 수십 리 산길을 걷는 사람이죠.

둘은 다퉜어요. 감독이 '이곳을 변화시키고 싶다'고 하자, 전달자는 그게 우월감에 찌든 동정일 뿐이라며 그를 돌려보냈거든요. 그러고 얼마 뒤, 감독은 홀로 토석류에 휩쓸려요.

여기 남은 사람들은 본인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어요.

전달자

윈드차임스는 그의 신원을 끝내 찾지 못해요. 이름도, 어디서 왔는지도 몰라요. 다만 카메라에 남은 그의 여정을, 그가 못다 완성한 다큐멘터리를 대신 이어가기로 하죠.

두 달 뒤, 우물이 늘어난 마을에서

두 달 뒤 모선 마을은 달라져 있었어요. 우물이 늘고, 새 관개 시설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논두렁에 모여 있었죠. 족장이 떠난 뒤 마을엔 할 일이 많았지만, 다들 제 몫을 하고 있었어요.

소평과 소안, 두 아이는 버려진 치도 공사 도구로 트랙터를 만들어 용문에 가겠다며 떠들어요. 윈드차임스는 그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줘요. 사진은 갖고 다닐 수 있으니까, 훗날 여기 없더라도 고향을 기억할 수 있다면서요.

감독의 카메라엔, 그가 여정 중에 우연히 찍어둔 한 소년의 얼굴도 남아 있었어요. 뒤에서 무서운 검객이 쫓아온다며 신나게 도망치던, 그 소년이요.

이 몸은 방돌쇠야! 최고의 협객을 목표로 하는 남자다! 내 이름 기억해.

방돌쇠

이름을 날리겠다며 집을 떠난 소년은, 정작 고향에서 이름을 빼앗길 뻔했어요. 하지만 렌즈 너머 그 얼굴은 여전히 제 이름을 또렷이 외치고 있죠. 잊힌 마을도, 떠나간 사람도 언젠간 조용히 사라지겠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그 존재의 흔적을 남겨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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