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의 빅토리아, 그 심장인 런디니움은 이미 4년째 살카즈의 손안에 있어요. 겉으로는 방위군이 다스리는 척하지만, 도시의 진짜 주인은 카즈델에서 온 마족이에요.
그리고 어느 날, 하늘을 나는 요새 한 척이 대공작의 고속 전함을 소리 없이 부숴버려요. 거짓된 평화는 끝났고, 전쟁이 시작됐어요.
이건 그 전쟁의 첫 페이지예요. 다만 왕과 공작, 마왕의 이야기가 아니라 — 그 사이에 끼어 갈려 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1. 평화로운 하루의 끝
고속 전함 갑판 위, 젊은 병사 피어스는 열흘짜리 휴가를 앞두고 들떠 있어요. 무너진 방앗간을 고치고, 밭을 갈고, 작업용 장갑도 새로 사야겠다며 구매 목록까지 적어뒀어요.
베테랑 군관은 그런 그에게 지독한 농담을 던지며 웃어요. 어차피 살카즈 일은 우리가 상관할 게 아니고, 윗분들이 다 알아서 하실 거라면서요.

그 평화는 몇 시간을 못 가요. 살카즈의 비행선이 나타나 전함을 통째로 날려버리거든요. 집에 가는 꿈을 꾸던 병사도, 그 배도, 그대로 사라져요.
그 비행선 위에는 테레시아가 있어요. 살카즈를 이끄는 마왕이자, 언젠가 그 사명을 아미야에게 넘긴 사람이요. 그녀는 불타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중얼거려요. 전쟁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고, 다만 다시 모두의 앞으로 밀어 넣었을 뿐이라고요.
그렇다면 눈물로 눈물을 잠기게 하고 고난으로 고난을 묻도록 해.
— 테레시아
곁의 장군 맨프레드는 담담히 답해요. "이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두 사람이 짊어진 그 문장이,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의 무게예요.
2. 봉쇄된 노포트 구
런디니움의 낡은 물류 지역 노포트 구가 하룻밤 사이 도시에서 통째로 잘려 나가요.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좁은 봉쇄 구역에 갇혀요. 방위군은 '기술적인 이유'라는 말만 반복하고요.
겁에 질려 사정하는 시민에게 살카즈 병사는 잔인한 진실을 내던져요. 이제 너희가 우리 살카즈가 겪은 삶을 체험할 차례라고요.
설명? 이유? 전쟁이 시작된 거다, 멍청이들아!
— 살카즈 병사

그렇게 쫓겨온 학자 하나를 베어드가 거리에서 주워 와요. 로열 사이언스 아카데미의 차기 아카데미션을 자처하는 문장학자인데, 이런 곳에서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재주뿐이에요.
베어드가 데려간 곳은 '어퍼컷' 복싱장. 여기가 뒷골목 패거리 글래스고의 거점이에요. 카도르와 델핀이 투덜대면서도, 결국 굶어 죽게 둘 수는 없다며 그를 받아줘요. 이런 때일수록 한 사람이라도 더 뭉쳐야 한다면서요.
3. 자경단, 하룻밤에 무너지다
한편 로도스 아일랜드는 처지가 좋지 않아요. 켈시는 방위군 사령탑에서 테레시스에게 중상을 입고 깨어나지 못하고, 아미야는 녹슨 왕좌와 통곡하는 살카즈가 나오는 꿈에 시달려요.
런디니움 자경단과 손잡은 로도스는 더 샤드 빌딩으로 통하는 살카즈의 보급 경로를 노려 반격을 준비해요. 왕가의 후계자 시즈는 재앙을 가른다는 국검 왕의 숨결을 지녔지만, 아무리 쥐어봐도 검에선 차가운 쇳덩이의 감촉만 느껴져요.
그런데 그 순간, 자경단의 모든 안전가옥이 동시에 습격당해요. 정보망이 뿌리까지 뚫린 거예요. 15분, 아니 30분. 그게 그들에게 남은 전부예요.
결국 자경단은 정든 런디니움을 버리고 지하 보급로로 철수하기로 해요. 로고스와 미저리가 주력을 유인하고, 박사와 아미야는 추격병을 견제하고요.
전쟁은 이미 터졌어요. 하지만 우리도 절대…… 희망을 놓으면 안 돼요.
— 아미야
4. 회색 모자, 그리고 시인의 거래
퇴각길에 매복이 그들을 덮쳐요. 하지만 정작 나타난 건 캐스터 공작의 대행자 회색 모자예요. 스스로를 아마추어 시인이라 부르는, 정중하고 능글맞은 남자죠.
그는 로도스에게 거래를 제안해요. 살카즈 비행선의 설계도를 가져오면, 너희와 동맹, 부상자, 함선까지 '당분간' 살려두겠다고요. 국검도 계속 노리면서요.
일촉즉발의 순간, 전 살카즈 용병 이네스가 끼어들어 회색 모자의 통신망을 끊어놔요. 거래는 성사되지만, 로도스는 이제 대공작이 던진 판 위에 올라선 셈이에요.

그사이 혼수상태의 켈시는 폭약쟁이 용병 W의 손에 실려 런디니움 밖으로 빠져나가요. 샤이닝이 곁을 지키고요. 하필 눈뜨자마자 본 얼굴이 W라 서로 질색이지만, 켈시는 뜻밖에도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해요.
5. 배신, 그리고 카도르의 죄
지하 철수로에서 참극이 벌어져요. 피스트의 오랜 친구들, 11번 군수 공장 노동자들이 대문을 닫아버린 거예요. 캐서린과 클로비시아를 살카즈에게 넘겨 목숨을 구걸하려고요.
그들도 악인은 아니에요. 그저 교외의 폭탄 구덩이에서 산산조각 나 죽는 게 무서운, 스패너밖에 쥐어본 적 없는 평범한 노동자들이에요. 피스트는 깨달아요. 동료의 배신을 인정하는 것보다, 동료가 두려움에 무너졌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걸요.
봉쇄된 노포트 구도 서서히 지옥이 돼가요. 굶주림에 미쳐 이웃을 죽이는 사람이 늘어나요. 카도르는 시즈에게 자기 죄를 털어놔요. 자신에게 잘해주던 노부부를 쫓아냈다고요. 감염된 그들에게 억제제 한 병 남겨주지 않고서요.
그리고 카도르는 매일 밤 꿈을 꿔요. 전쟁이 끝나 고향이 재건된 뒤, 폭죽 불빛 사이로 그 노인이 살아남아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꿈을요. 그 눈빛에 뭐라 답해야 할지, 그는 알지 못해요.
6. 돌아온 비나
시즈는 마침내 어퍼컷 복싱장에서 베어드와 재회해요. 인드라, 모건, 다그다까지 글래스고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요. 소파의 얼룩 하나, 벽의 낙서 하나까지 예전 그대로예요.

하지만 카도르는 시즈를 '전하'라 부르며 날을 세워요. 국검이 밝혀준 진실 — 뒷골목 패거리의 리더가 사실은 왕가의 후계자였다는 것 — 이 그에겐 배신처럼 느껴지거든요.
여기에 네 글래스고는 없어. 넌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글래스고에게 넌 아무것도 아니라고.
— 카도르
카도르는 국왕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해요. 돈 없을 때 할인해 주는 식당 사장이 더 존경스럽다고요. 시즈는 반박하지 못해요. 자신이 정말로 사람들을 위해 돌아온 건지, 아니면 스스로를 국왕으로 여기기 시작한 건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사람들을 구하려면 단결이 필요해요. 식량 쟁탈전이 벌어지자, 모건이 사람들 앞에서 외쳐요. "알렉산드리나 비나 빅토리아 전하가 왕의 숨결을 갖고 돌아왔다!"라고요. 거짓 아닌 거짓말로, 잠시나마 소동을 멈추기 위해서요.
7. 켈시와 W — 살카즈란 무엇인가
런디니움 밖 은신처에서 켈시가 겨우 깨어나요. 역사에 관심 없다는 W에게, 켈시는 오히려 그렇기에 들려주고 싶다며 옛이야기를 꺼내요.

'살카즈'라는 이름은 원래 가해자들이 붙인 오만한 약칭이었고, 억압받은 이들이 단결하기 위한 구호가 됐다고 그녀는 말해요. 뱀파이어가 나라를 세우면 그건 오만한 빅토리아와 뭐가 다르고, 나흐체러르가 문명을 다스리면 그건 잔인한 우르수스와 뭐가 다르냐면서요.
켈시와 테레시아가 바벨을 세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살카즈도 다른 누구보다 저급하지도 고상하지도 않다는 것. 하지만 테레시아는 마왕의 기억에 너무 깊이 잠겨, 이 땅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두 사람은 같은 위기를 보고도 서로 다른 편에 서요. 한 사람은 전쟁으로 살카즈를 단결시키려 하고, 한 사람은 그 전쟁을 막으려 하고요.
8. 사라진 통신기지와 어느 선생님의 밤
노포트 구의 계획은 하나예요. 낡은 선셋 스트리트 호텔의 통신기지로 방송을 내보내, 참살을 방관했다는 오명이 싫은 대공작들을 억지로 끌어들이는 거요. 그러면 그 틈에 시민들이 봉쇄벽을 넘어 탈출할 수 있어요.
호텔에는 늙은 살카즈 매니저 콜버트가 있어요. 스스로를 카즈델보다 런디니움에 더 익숙한 빅토리아인이라 여기는 사람이죠. 하지만 통신기지는 이미 오래전에 누군가 뜯어간 뒤였어요. 계획은 첫 단추부터 어긋나요.
한편, 자경단의 정보를 무심코 넘긴 게 자기라는 걸 안 선생 골딩은 무너져요. 그를 곁에서 지켜봐온 교사 '몰리'는 사실 사람이 아니라, 가장 오래된 살카즈 다마즈티였어요. 수십 명의 '몰리'로 흩어져 자경단을 뿌리째 무너뜨린 거예요.
골딩은 죽음을 택해요. 사업이 아니라 사람을, 자기가 아는 얼굴 하나하나를 마음속으로 마주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속이지 않도록, 다마즈티에게 자기 모습으로 변해 조용히 사라져 달라고 부탁해요.

이건 도저히 저항이라고 할 수 없어요. 이건 나약한 자의 선택이에요. 하지만 전…… 이제 졸리네요.
— 골딩
9. 이종족 마왕
박사와 아미야는 회색 모자에게 떠밀려 비행선을 조사하러 가요. 그런데 그 배는 공업 기술로 만든 물건이 아니었어요. 아스카론이 알아채요. 이 배 자체가 레버넌트 — 살카즈의 역사와 원한이 깃든, 살아 있는 하나의 존재라는 걸요.
레버넌트는 아미야에게 3421번 궤멸되고 3421번 재건된 카즈델의 고통을 통째로 쏟아부어요. 그리고 이종족인 그녀를 향해 절규해요.

레버넌트의 물음은 잔인해요. 넌 살카즈가 아니기에 영원히 살카즈가 아니고, 언제든 이 고난에서 등 돌려 떠날 수 있다고요. 아미야는 시선을 돌리지 않겠다고, 모든 죽음과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답해요.
그러나 "이 모든 걸 보고도 왜 이 전쟁을 막으려 하느냐"는 물음 앞에서, 아미야는 한순간 테레시아의 선택을 이해해버려요. 불타버린 땅만이 살카즈에게 새 생명을 준다는 그 논리를요. 그럼에도 아미야는 끝내 그 길을 거절해요.
하지만…… 전 그래도 그 길을 거절할 거예요.
— 아미야
거절했기에, 그녀는 영원히 그들과 진정으로 한 편에 설 수 없어요. 하지만 바로 그 거절이 아미야를 여느 마왕과 다르게 만들어요. 드라코 에블라나의 불길이 끼어들어, 두 사람은 겨우 그 자리를 빠져나와요.
10. 보라색 불비
탈출이 시작되려는 순간, 하늘에서 보라색 불비가 쏟아져요. 더블린의 드라코 에블라나가 뿌린 불길이에요. 그 불에 타 죽은 사람들이 망령이 되어 다시 일어서고, 눈에는 갈망의 보라색 불꽃이 타올라요.
그 아수라장 속에서 베어드는 홀로 되돌아가요. 귀가 먼 채 비디오룸에 숨어 있는 옛 친구 매클래런을 데리러요. 마지막 나무판자를 뜯어내며, 함께 새 복싱장과 새 비디오룸을 갖자고 다독이면서요.
하지만 공포에 미쳐버린 매클래런은, 자기 목숨을 지키려 베어드를 찔러요. 그가 그토록 지키려던 건, 이미 텅 빈 빈 통조림이었어요.
치명상을 입은 베어드는 벽에 기대앉아, 먼저 죽은 그 문장학자의 시신을 발견해요. 목탄으로 벽을 빼곡히 채운 마지막 논문을요. 결론 없는 고증 뒤에, 그가 남긴 건 소원들이었어요.
핀 튀김이 먹고 싶다, 헤어진 연인이 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복싱장 아이들이 무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엔, 모든 사람이 소원을 이루고 눈물과 배고픔이 사라지길 바란다는 기도가 이어져요.
베어드는 말라가는 펜으로, 그 아래에 짧은 한 줄을 보태요.
나도 바란다.
— 베어드

11. 이네스의 추락
이네스는 그림자를 쓸 높은 곳을 찾아 비행선 깊숙이 잠입해요. 그러다 인질처럼 데리고 다니던 어린 용병 파프리카와 함께, 맨프레드의 진짜 계획을 알아채요.
비행선이 느리게 나는 건 미끼예요. 탐욕에 눈먼 대공작들의 함대를 이 구역으로 끌어모아, 더 샤드 빌딩의 재앙으로 한꺼번에 태워버리려는 거죠. 그렇게 붙은 첫 불덩이가 온 대지를 삼킬 전쟁으로 번지도록요.
이 정보를 반드시 전해야 해요. 이네스는 충분히 높은 곳에서 몸을 던져요. 떨어지며 노포트 구 전체에 드리운 거대한 그림자를 조종해, 뒤틀린 더 샤드 빌딩의 형상을 하늘에 그려내요.

윈더미어 공작이 그 그림자를 알아보고 함대에 철수 경고를 발사해요. 재앙은 시험 발사에 그쳐요. 그리고 죽음을 각오한 이네스는 뜻밖에도 재로 짠 그물에 받쳐져요. W와, 재를 다루는 옛 동료 외드레르가 마중을 나온 거예요.

12. 다마즈티의 최후
가장 오래된 살카즈 다마즈티는, 이종족이면서 마왕인 아미야에게 깊은 호기심을 품어요. 수천 년을 살며 모든 가능성을 다 파헤쳐 지루해진 존재에게, 아미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언가였거든요.
다마즈티를 쫓던 밴시 로고스는, 그가 아직 단 하나 시도해보지 못한 영역을 짚어줘요. 바로 죽음이요. 완성되어 멈춰버린 것은 발전할 수 없고, 새 생명은 오직 멸망에서 나온다면서요.
골딩이 보여준 '삶 자체를 포기하는' 용기에서 다마즈티는 처음으로 하나의 욕구를 느껴요. 그리고 로고스의 초대를 받아들여요. 대신 네 등에 있는 종으로 나를 위해 울어달라면서요.

골피리의 엘레지가 울리고, 모든 다마즈티가 동시에 스러져요. 그리고 그 재에서 두 명의 새로운 다마즈티가 태어나요. 가장 영원했던 왕정이 무너지고, 무언가가 처음으로 시작된 거예요.
엘레지는 이미 울렸고 골피리도 구슬피 울고 있다. 새 생명은 멸망에서 나온다.
— 로고스
13. 재
윈더미어 공작의 함대가 노포트 구 시민들을 거둬 자신의 이동도시로 실어 가요. 델핀은 집으로 돌아가고, 국검을 둘러싼 대공작들의 셈은 잠시 미뤄져요.
재로 뒤덮인 갑판 위, 시즈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요. 절대 울지 않던 비나가요. 재가 눈에 들어가서 그런 거라고 둘러대면서요.
그리고 전장은 계속돼요. 웰링턴과 캐스터, 윈더미어의 함대가 나흐체러르 킹의 대군과 맞부딪혀요. 재앙 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고, 살카즈의 행군은 멈추지 않아요. 그들이 바로 전쟁 그 자체니까요.

한 가지 반전도 드러나요. 통신기지를 미리 뜯어간 건, 호텔 도어맨이자 감염자인 퍼시벌이었어요. 그는 공개 방송인 척 새 리유니온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감염자들을 빼돌리고 있었어요. 로도스와 델핀의 방송 계획은, 사실 그 위에 얹힌 불운한 곁다리였던 거죠.
그렇게 나인이 이끄는 새 리유니온이 감염자들을 거둬요. 옛 이름과 죄는 버리지 않되, 리더도 조국도 없는 감염자들의 발붙일 곳이 되겠다면서요. 그 곁에는 죄를 짊어진 채 감자를 깎던 탈룰라가 있고요.
탈룰라는 재앙 구름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생각해요. 태어날 때부터 파문을 일으키며 자신이 모든 걸 이끌었다 떠드는 자들. 그들은 늘 성공하지만, 그녀는 그들을 승자라 부르지 않아요.
그자들이 만든 이 모든 것이…… '역사'라고 불릴 만하다고 인정할 수 없거든. 난 영원히 인정하지 않을 거야.
— 탈룰라

왕과 공작이 '빅토리아의 전쟁', '살카즈의 전쟁'이라며 저마다 소유권을 다투는 동안, 실제로 갈려 나간 건 휴가를 기다리던 병사, 텅 빈 통조림을 지키다 미쳐버린 사람, 결론 없는 논문 끝에 모두의 행복을 빈 학자, 그리고 마지막까지 친구를 데리러 간 베어드였어요.
높으신 분들은 그것을 '역사'라 부르겠죠. 하지만 이네스의 말대로, 전쟁은 흙탕물 속에서 발버둥 치는 사람과 폐허 속에 부러진 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악취일 뿐이에요. 그리고 그 재 속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나도 바란다'고 적어요.